나는 전동킥보드를 자주 타고 다닌다.
가까운 거리는 거의 전동킥보드로 이동을 한다.
마트를 갈 때나 학교를 갈 때나 밭에 갈 때도 전동킥보드를 탄다.
어느 날은 빗물과 흙으로 인해 만들어진 미끄러운 얇은 진흙길을 생각없이 지나가다 미끌려 크게 넘어진 적도 있다.
자전거나 오토바이 그리고 킥보드 같은 2륜차는 모래길에도 넘어지기가 쉽다.
블랙아이스라고 하는 길 중간 중간 조금씩 얼어있는 얼음은 당연히 더욱 위험하다.
그러다 보니 겨울에 킥보드를 탈 때는 아주 조심하게 된다.
낮에는 그나마 잘 보이기 때문에 덜한데 새벽이나 밤에는 더 조심조심 하게 된다.
어느날 새벽에 킥보드를 타는데 오르막길을 오를 때 였다.
눈이 오고 나서 다 녹은 길이었지만 그래도 넘어질까 걱정이 되었다.
라이트를 켜고 타고 가는데 낮처럼 환히 보이지는 않는다.
길이 자세히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.
그런데 오히려 잘 보이는 낮에 보다 덜 겁이 났다.
길 바닥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덜 신경쓰이고 아주 작은 돌이나 모래 같은 것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.
그 때 순간 깨달았다.
'아, 너무 잘 보이는 것보다 조금 희미하게 보이는 것이 덜 무섭구나'
맞다. 우리의 인생길에서도 모든 것이 너무 선명하게 보이면 괜히 작은 것에도 더 걱정을 하고 두려워 할 수도 있다.
오히려 약간 내가 가는 길이 조금 희미하게 보이고 잘 보이지 않는 것이 내가 앞으로 전진하는데 더 좋을 수도 있다.
옛 성인의 말씀에 '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기 힘들다' 는 말이 있다.
물고기가 너무 잘 보여 사람이나 짐승에게 잡혀 먹히기 쉽다는 말이다.
나는 나의 걸어가는 길과 미래가 선명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자주 생각했다.
그러면 더 잘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그러나 나는 다시 마음을 바꿔 먹었다.
목표는 뚜렷한 것이 좋지만 그 목표를 향해 걸어갈 때 눈 앞에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지라도 감사하면서 전진하기로 말이다.
눈이 작은 사람은 겁이 없다 왜 뵈는게 없으니까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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